이경복 대변인(국제구국연대 Save Korea Aliance International) / 캐나다 거주
이경복 대변인(국제구국연대 Save Korea Aliance International) / 캐나다 거주

현장에서 손으로 세는 것이 수개표다!

- '6하원칙'대로 하면 된다 -

이경복 국제구국연대 대변인

선거는 크게 투표와 개표로 이루어진다. 주지하다시피 투표는 선거인이 하고 개표는 선관위가 한다. 국민이 주권행사를 하는 선거에서 그 중요한 일부를 선거인인 국민 자신이 하지 않고 선관위가 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선거인이 편의상 선관위에게 그 일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관위는 수임자로서, 위임자인 선거인을 위하여 마땅히 해야 할 임무를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6하원칙대로 하면 된다!

선관위가 '마땅히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해준 규정대로 하되, 혹시 규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고 신뢰가 가도록' 하면 될 것이다. 만약 필자에게 묻는다면, 캐나다 현지에서 두 차례 투.개표참관인으로 봉사했던 경험에 비추어 개표는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권하고 싶다.

즉, When? 투표가 마감되는 대로, Where? 투표소 현장에서, What? (투표관리관의 개인도장이 찍힌) 진짜투표지를, Who? 여야 참관인 참관 하에, How? (전자기기가 아닌) 손으로, Why? 그리하여 선거인 누구에게나 납득이 되고 신뢰가 가도록 말이다.

이렇듯 투명한 방식으로 개표가 완료된 결과는, 완료 즉시 선거관리인에 의해 유선으로 자기 위 선에 보고되고, 동시에 참관인에 의해 역시 유선으로 자기가 속한 정당의 후보자에게 보고되어, 방송으로 공개되기 전에 이미 공지의 사실이 되는 것이다. 보고원칙에도 부합하고 전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일도 아닌, 이름하여 '6하원칙 수개표'라 할 수 있다!

투표함을 왜 들고 다니나?

헌데, 한국에서 벌어지는 - 사전선거의 경우- 개표 현장 상황은 어떠한가?

투표함의 개함에서부터 투표지의 분류와 집계 과정만 보더라도, (1)투표를 끝낸 투표함을 몇 날 며칠 묵혔다가 (2)'개표소'라고 하는 데에다 옮겨 놓고서 (3)딴데서 온 투표함들과 함께 들어 부은 다음, (4)소위 '투표지분류기' 라고 하는 전자기기에 넣어 돌린 다음 (5)확인을 한다며 계수기에 넣어 드르륵 한다고 한다. 표현이 좀 거칠지만, 기본적으로 이것이 Fact가 아닌가? 어찌 이것이 위에 소개한 '6하원칙 수개표'보다 더 신속하고 더 투명하며 따라서 더 납득이 되고 더 믿음이 가는 방식이겠는가?

무엇보다도 투표함을 선관위 사무실로 거기서 또 개표소로 이리저리 들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투표를 마감한 즉시 현장에서 개함하여, 분류, 집계(tabulate)한 다음 숫자만 모아 합산(tally)하면 될 일을, 아무 쓰잘 데 없는 절차를 만들어 복잡다난하게 하고 있다. 왜? 무슨 까닭으로 이러는가?

전자개표 한 것을 손으로 확인한다고?

보도에 의하면, "이번에는 계수기 전 단계에서 손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추가하겠다"고 했다 한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수개표 즉, 손으로 분류하여 집계하는 일을 제대로 하면 구태여 전자기기를 쓸 하등의 필요가 없을진대, 따라서 '손으로 확인하는 절차'라고 하는 것이 실인 즉 '손으로 투표지를 만져보도록은 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도대체 전자개표를 한 뒤에 수개표로 확인한다는 것이 순서상 말이 되나? 이를테면 재봉질을 한 뒤에 바느질로 올을 살펴보겠다는 넌센스와 무엇이 다른가?

사전투표 한 것을 현장수개표 방식으로 사전개표를 하면 본투표에 영향을 주게 됨으로 안 될 일이라고도 하는데, 사전 '투표'는 되고 사전 '개표'는 안 된다는 논리는 또 무엇인가? 만약 정교모 등에서 제기한 '사전투표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되어 부득이 사전투표를 막을 수 없다면, 법리적으로 사전개표 또한 못 할 이유가 없다. 아니 그런가?

문제는, 법과 논리 이전에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일종의 '외계인'들과의 다툼이란 점이다. Helpless! 일 듯 싶다.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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