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가 의미하는 것(하)

이경복 국제구국연대 대변인
이경복 국제구국연대 대변인(캐나다 거주)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55%-60%인데도 불구하고 제1야당인 국힘당 후보의 지지율이 30%를 밑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가 정권교체의 적임이 아니라는 명백한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왜일까? 도대체 왜 윤석열은 아니라고 하는 걸까?
 
본인 자신의 정권교체의 주역으로서의 적임도나 당 혁신에 대한 방향성이 지극히 부정적인데 더하여, "이준석대표와 손잡고 - 이런 별나고 영악한 젊은 애와?- 국민과 당원들이 오케이 할 때까지 혁신 또 혁신을 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어리석음 때문이기도 하고, 내로남불정권이니 교체해야 한다고 하더니 장차 영부인이 될 부인과 관련하여 본인이야 말로 '교체해야 할 내로남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지금은 잠잠하지만 앞으로 본선 국면이 되면 기어이 대두되고야 말 Tablet PC 조작수사 건이 기다리고 있다. 한마디로, 자신이 캠페인 구호로 내건 "무도(Tablet PC), 무능(이준석 Risk), 무치(부인Risk)" 논란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소리 말고는 다 거짓말인, 사람같지도 않은, 기어이 나라를 적화하고야 말' <저놈>이 되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이른바
whatifism을 내세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라를 망치고야 말 <저놈>을 기필코 저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인할 애국보수가 어디 있겠냐마는, 문제는 여기서부터 이들의 논리가 억지인 데 있다. 말인 즉, 이렇게 절체절명의 위험이 임박한 만큼 전술한 바 무도, 무능, 무치 따위를 따질, 그렇게 한가한 때가 아니며, 나아가 그런 걸 따지는 자는 결국 '저놈'이 되길 바라는 놈이라는 데까지 이어진다. 지들만 우국충정 애국자다. 어이가 없다!
 
'나쁜 놈'과 '추한 놈'을 놓고 선택을 하라면, 썩은 이 놈을 택하나 곯은 저놈을 택하나 마음에 없는 선택은 마찬가지다. 이는 말 그대로 선택(善擇)이 아니다 . '멀쩡한 놈' 아니면 적어도 '안 나쁜 놈'을 동시에 놓고 고르라고 해야 할 게 아닌가? 이놈 아니면 저놈이라는 paradigm 에 갇혀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은, 이성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복수정당제를 명시한 헌법(제8조1항) 정신에도 어긋나는 주장이다.
 
'멀쩡한 놈' '안 나쁜 놈'이 어디 있느냐고도 하는데, 도대체 눈과 귀는 어디에 박아 두고 이러는지 모를 일이다. 품성으로 보아 이놈보다도 낫고 저놈보다도 나은 놈(?)이 내 아는 바로도 족히 서넛은 된다. 물론 선거라는 것이 '품성'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돈도 있어야 하고 조직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적인 애로는 극복해야 할 과정상의 문제이지 애초부터의 자격조건은 아니지 않는가?
 
일전에 권순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페북에 이런 글이 올려있다. "어제 서울에서 안산으로 오는 길 옆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힘 플래카드가 나란히 걸려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여당 플래카드 내용은 <경제 앞으로, 민생 제대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야당 플래카드 내용은 <깊이 반성합니다>였다!"
 
곤경에 몰린 집권여당이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마지막 내놓는 처방인 공개사과(반성)를,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제1야당이 하고 있다! 일종의 포기선언 또는 선제 승복선언이다! 그런데도 저런 정당이 정권교체를 할 수권정당이라고? 가혹한 평가일지 모르나, 저런 정당에 저런 후보로라면 정권교체는 기대하지 않는 게 상식이다. 혹여 <저놈>이 무슨 특별한 변고로 낙마라도 한다면 모를가!

되풀이 하거니와 정권교체는 시대적 소명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용상 유의미한 정권교체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3의 '안 나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워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저놈>을 저지할 수 있는 길이자, 결과적으로 구국의 길이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어서!
 
2022.1.10 TK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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