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가 의미하는 것

이경복 국제구국연대 대변인
이경복 국제구국연대 대변인

'정권교체'냐 '정권유지' 또는 '정권안정'이냐가 이번 3.9대선의 경쟁 슬로건인 것 같다. 전자는 야권이 내건 것이고, 후자는 이에 대응하여 여당이 만들어 낸 말이다.
 
정권교체(regime change)란 일반적으로 야당이 집권여당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 오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 애국보수의 경우, 좁혀서 말하자면 국힘당의 윤석열후보가 문재인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 오는 것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정권을 빼앗아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정권교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이 국민 55%-60%가 열망하는 정권교체를 통한 바램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설사 그게 그것이 아니냐 할지 모르지만, 정작 중요한 점은 정권교체를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바가 무엇이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권교체를 통해서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 단적으로 말하자면 문재인정권이 지난 5년 간 자행한 대외관계의 파탄행위 특히, 종북 반역행위와 대내적으로 자행한 내로남불 및 불법행위를 (1)심판하고, (2)더 이상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야당인 국힘당이 그런 과업을 수행할 적임자로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뽑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고 그렇다면, 그를 대선후보로 뽑기 이전에 그가 과연 그런 과업을 수행할 적임자인지를 검증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국힘당은 대선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반드시 밟았어야 할 이 필수절차를 건너 뛴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윤석열후보는 그런 과업을 수행할 의지가 있는지가 불분명하고, 따라서 적임자인지에 대해 다분히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그의 12월4일자 지지호소문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은 정권교체입니다. .. 현 정권이 훼손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기 위한 첫걸음은 무도 무능 무치의 3무정권의 집권연장을 막는 것입니다."
 
집권연장을 막겠다는 말만 있지 그 정권이 저지른 죄과를 '심판'하겠다는 말은 (이 호소문 전문 어디에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자신이 "법치와 공정을 훼손한" 현 정권의 대표적인 충실한 집행자였기 때문이며, 만약 심판을 할 경우 자신이 먼저 그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요컨대, 그는 출신상 애당초 유의미한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자격이 없는 인물인 것이다!
 
그는 이어서 "국민의 힘을 혁신하여 품 넓은 국민정당(catchall party), 유연한 보수정당으로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이준석대표와 손잡고 국민과 당원이 오케이 할 때까지 혁신 또 혁신하여 건전보수는 물론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유연한 보수'는 뭐고 '건전한 보수'는 또 무슨 뜻일까? 그가 묵시적으로 배제하는 유연하지 않고 건전하지 못한 보수는 어디에 있는 어느 그룹을 지칭하는 것일까?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잡동사니(catchall) 정당으로의 혁신 또 혁신이라니, 이런 정체성 없는 무색무취의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 혁신이라고? 지난 12월 23일, "민주당은 들어갈 수가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한 그의 고백이, 앞서 예시한 발언과 자꾸만 오버랩이 되는 것이 나의 편견 때문일까? 아무리 보아도 그는 우리 애국보수를 대변하거나 대표할 인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바램을 받들어 뽑은 후보가, 정권교체의 주역으로서의 적임도나 당 혁신에 대한 인식이 이처럼 '아니올시다'이니 황당하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거기에다 고작 "나 아니면 저 놈인데, 그래도 좋으냐?"는 식의 협박성 whatifism(What if...?)이 득표전략인 듯 싶은데, 이야말로 희극이래야 할지 비극이래야 할지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득이 '제3의 길'을 모색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힘겹더라도, 더 늦기 전에 ..!

2022.1.6. TK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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