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회 제헌절, 염치없는 사회를 반성해야.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박근혜 대통령 불법 탄핵 이후 나라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당성의 위기가 온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는 데 어느 누구도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리지 않는다.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나타난 성역(聖域)은 진정성이 없다. 염치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잘 된 것이 아닌가? 문제를 알면 해결할 수 있는 의지가 생기게 마련이다.

중앙일보 장훈 중앙대 교수()2022.07. 17),〈지지율 하락과 내러티브의 빈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한 문장. 공직자의 소신을 강렬하게 담은 이 한 마디는 윤석열 검사가 9년 후 대통령에 오르는 드라마의 출발점이 되었었다. 간결하고 강렬하게 소신을 피력하던 윤 대통령의 언어는 올 여름 들어 흔들리고 있다. 일부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언론과 민심의 따가운 비판 앞에서 대통령은 잠시 평정심을 잃었다. 자제력과 설득력이 주춤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뿐만 아니라 워싱턴과 베이징에서도 예민하게 포착되었을 것이다....먼저 정책 내러티브부터 살펴보자. 사실 윤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굵직한 정책을 숨 가쁘게 결정해왔고,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도 있다. 수도권 부동산은, 금리 인상과 자산 거품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하지만, 뚜렷하게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 정부가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천문학적 규모의 빚잔치를 멈춰 세우고, 윤 정부는 공공부문의 허리띠 졸라매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정책 수행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계속 하향세이다. 문제의 핵심은 여러 정책들의 의미를 전달할 중심 내러티브가 빈곤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대통령의 여러 정책들의 의미를 평가해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공포,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의 꼬임과 원자재값 폭등, 미중 반도체 전쟁이 중첩된 위기 속에서, 윤석열 정부가 몰두하고 있는 일은 모두 ‘위기 관리’이다. 다발적으로 터지는 빨간불에 대응하느라 분주하면서도 정작 시민들에게 위기 상황과 대응을 전달하는 내러티브는 매우 부실하다. 초반 위기는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내러티브 빈곤의 두 번째 측면은 보통 시민들의 판단에 눈높이를 맞추는 언어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과 일탈 등이 문제시될 때, 시민들의 비판은 자신들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매일 매일 전쟁 같은 삶을 치르면서 체득한 생활세계의 판단을 대통령이 헤아리지 못할 때, 대통령의 말은 허공을 맴돌 수밖에 없다.“

물론 내러티브는 컨트롤 타워 관점에서 디테일을 잘 알아야 한다. 아니니 ‘용궁 정치’를 한다. 벌써 성영(聖域)을 쌓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디테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전에 벌써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다. 이젠 엄치 없다는 소리를 곧 듣게 된다. 물론 그게 되면 사회전반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다. 동아일보 사설(07.16), 〈국정기조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6월 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나더니 지난주 긍정 평가 40% 선 붕괴에 이어 어제는 32%까지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윤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보수층이나 60대 중에서도 부정 평가가 늘었다고 한다. 정권 초 각종 정책을 힘 있게 펼쳐 나가야 할 시점이지만 현실은 거꾸로다. 국정 메시지 혼선에 이런저런 설화까지 겹쳐 지지율을 까먹고 이는 다시 국정 동력 훼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 듯한 형국이다. 지금이 바닥인지도 알 수 없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도어스테핑 발언 논란, 검찰 등 편중 인사 논란, 이준석 대표 징계를 둘러싼 여당 내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의 불화설, 김건희 여사 관련 잡음 등이 거론된다. 다 일리 있는 진단이다. 다만 이것만으론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거푸 승리한 새 정권의 이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를 원점에서 재점검할 때란 얘기다.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졌던 각종 비상식과 불공정, 내로남불의 잘못을 바로잡고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반문(反文) 자체가 국정 기조가 될 순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섰으면 5년 동안 뭘 어떻게 할 건지의 국정 청사진을 내놔야 국민도 맞는 방향인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다. 지금은 뭘 하겠다는 건지가 잘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 아닌가.”

전임 정권과 차별성을 나타낼 수 없는 숙명이 함께 한다. 사회 곳곳에서 과거의 성역을 지켜달라고 한다. 조선일보 최훈민 기자(07.17), 〈“민노총 부위원장, 세월호 특조위원… 文 막판 알박기 22명 더 있다”〉, 민노총, 세월호 특조위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홍위병이 아닌가? “2015~2017년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서 상임위원을 지냈던 박종운 변호사는 윤석열 대선 후보 당선 직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가 됐다. 임명권자는 문재인 대통령, 연봉은 1억4700만원이었다. 민노총 건설노조 부위원장이었던 이상원씨 역시 대선 직후인 3월15일 건설근로자공제회 비상임이사 자리를 꿰찼다. 전임자가 2022년말까지였던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임했고, 보궐로 그 자리에 들어갔다. 이들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가 정권 교체를 앞두고 벌인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 주가 22명을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공개했다. 국민의힘이 최근 발표한 ‘문 정부 임기 말 알박기 인사’ 59명 외에 새롭게 22명이 추가된 것이다.”

한편 북한은 그들의 대리인을 통해 성역을 인정하라고 한다. 조선일보 김은중 기자(07.17), 〈박지원 “국정원 핫라인 조사? 안보 자해 행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6일 국정원이 서훈 전 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간 핫라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안보상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보기관의 존재 이유를 무력화 하는 것” “국정원의 업무를 검찰이 수사한다는 것은 세계적 조롱거리다. 미국의 CIA를 보면 이해하시라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국정원이 2018년 2월 평창올림픽부터 4월 남북 정상회담 사이 ‘서-김 핫라인’을 통해 주고 받은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 했다.“

이젠 동성애까지 성역을 인정하라고 한다. 74회 제헌절 날 염치없는 사회를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평상시에도 있어왔다. 실제 컨트롤 타워가 약한 시점에서 그들의 소리가 더욱 커지니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다. 천지일보 김민희 기자(07.16), 〈서울광장서 3년 만에 열린 퀴어 축제… “우리를 존중해달라” vs “악한 세력 막아달라”〉, ““주여, 서울시가 소돔성이 되려는 위기의 순간을 막아내려고 모였습니다. 악한 세력을 막아주시옵소서.” “우리는 우리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받아야 합니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에선 두 가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성 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면서다. 이날 서울광장에선 퀴어 축제가, 광장 밖 인근 도로에선 이를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계의 대규모 맞불 집회가 열렸다. 2000년부터 시작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23회를 맞아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됐다. 서울광장 입구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축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 보였다.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소품으로 장식한 이들은 밴드와 앙상블, 풍물패 공연 등 오래간만에 열린 축제를 환영하며 즐겼다. 성 소수자와 연대하는 72개 기관‧단체들이 설치한 부스에서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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