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바깥에서 사고하라”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상황적 종합판단(situational synthesis)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젠 논리로는 불가능한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꼬리를 물고 전개되고 있다. 그 때 일수록 인권이 중요하고, 언론자유가 중요한 시기이다. 전문성은 생각하고, 발로 뛰는 습성이 몸에 배야 한다. 순수이성과 실천이성, 그리고 판단력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주의야 말로 실천이 중요하다. 그 만큼 인권이 중요한 시점이다. 공산주의 사회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갖는다.’라고 한다. 그러나 사회주의 사회는 공산주의 사회로 갈 생각이 없다. 마음 문을 걸어 잠그고 테러와 폭력을 사용한다. 그들은 공산주의로 갈 수 있는 싹을 잘라버린다.

그걸 추종하겠다는 문재인 정권은 한심했다. 조선일보 김경필 기자(2022.10.29.), 〈“유엔 인권이사국서 최근 한국 낙선한 건 文의 北인권 외면탓”〉, 사람을 목적으로 대하니, 다원성이 없다는 소리이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7일(현지 시각) 최근 한국이 유엔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에서 낙선한 데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북한 인권 관련 태도가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킨타나 전 보고관은 이날 미국의 소리(VOA)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인권이사회에서 자리를 잃는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나쁜 소식’이라며 ‘문 정부의 북한 인권에 관한 입장이 이사회에서 (한국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을 다섯 차례 맡았다. 그런데 최근 치러진 2023~2025년 임기의 이사국 선거에서 방글라데시·몰디브·베트남·키르기스스탄에 밀려 처음으로 낙선했다. 여기엔 문 정부가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 제안에 3년 연속으로 불참하고, 대북 전단 금지법을 만들었으며, 귀순 탈북민을 강제 북송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눈을 감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았다. 킨타나 전 보고관도 지난 2월 재임 중 방한했을 때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북한 인권 결의안 제안 불참을 비판했었다..그는 ‘인권은 항상 최우선 순위에 있다’며 ‘현 정부는 다른 문제가 더 우선적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도 했다.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를 문 정부처럼 대북 협상 등을 이유로 도외시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협력을 위해 유엔 기구에 문호를 열고, 유엔은 이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런 여건 조성을 위해 유엔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하거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부여된 의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는 김정은 모양 자신의 뇌로만 생각했다. 상황적 종합판단을 하기를 거부한 것이다. 물론 그곳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 조선일보 배성규 논설위원(10.29), 〈언론 없는 나라 大使의 언론 탓〉, 중국과 북한은 일인 독재국가이다. ‘중국 대학에선 강의 때 절대 언급해선 안 되는 7가지 ‘칠불강(七不講)’이 있다. 그중 하나가 ‘언론 자유’다. 중국 언론은 신문 원고량과 방송 리포트 길이까지 공산당 지침에 따라야 한다. 시진핑 주석 기사보다 다른 지도부 기사가 길어선 안 된다. 생중계도 허용되지 않는다. 사회 불안을 조성하거나 서양의 가치관을 고취하고 정부 정책을 누설하는 보도는 금지다. 시진핑 사상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기자증을 준다. ▶시 주석은 2016년 3대 관영 매체를 찾아가 “당의 지침을 따르라”며 충성 맹세를 받았다. 이에 한 소셜미디어 스타 기업인이 “언론은 당이 아닌 국민의 것”이라고 했다. 그의 소셜미디어는 바로 폐쇄됐고 표결·선거·피선거권도 박탈됐다. 가짜 뉴스 단속과 여론 정화라며 수시로 군사 작전 하듯 매체 단속을 한다. 지침을 어기면 처벌된다. 우한 코로나를 처음 취재했던 기자는 징역 4년형을 받았다. ▶중국에는 언론이 없다. 존재할 수도 없다. 모두가 공산당의 선전 기관이다....이들도 해외 특파원이 있는데 기자 신분을 가장한 공산당 정보원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공산당 선전 기관이 자신들을 ‘언론’이라고 주장한다는 사실이다. 공산당 1당 독재와 1인 우상숭배에 ‘인민 민주주의’라고 민주주의 이름을 붙이는 것과 같다. 수년 전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언론인 회의에서 중국 측 단장이 “모름지기 언론이란…”이라며 20분 넘게 훈계성 장광설을 쏟아냈다.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주한 중국 대사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 보도를 한 점이 양국 국민 감정의 불화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양국 간 국민 감정이 좋지 않게 된 것은 중국 탓이다. 북핵을 막기 위한 사드를 놓고 한국을 공격하며 ‘혐한’을 조장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이 한국민의 대중 정서다. 언론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관리들에겐 외국의 언론이 싫을 것이다. 자국이라면 당장 감옥에 넣었을 것이다. 그걸 못 하니 한국 언론 탓을 한다지만 참 어이없는 일이다.“

문재인 씨만 중국 지도부를 닮은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언론인이 중국 언론을 닮았다. 천지일보 김민철 기자(10.29), 머리만 가지고 취재를 하는 것이다. 〈“당신은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법무부 장관직 포함해 다 걸겠다.”〉, “국정감사가 마무리됐지만 여야의 치열한 공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국감은 특히 강대강 대치 속 잦은 파행과 더불어 의원들의 ‘막말’ 논란도 불거졌는데 본지는 국감 기간 중 논란이 된 발언들을 살펴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법무부 등에 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청담동 갤러리 카페에서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과 김앤장 변호사들 간 술자리가 있다는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두 사람의 녹음 내용과 관련 ‘제가 저 자리에 있거나 제가 저 비슷한 자리에 있거나 근방 1㎞ 안에 있었으면 저는 뭐 걸겠다. 의원님도 뭐 거시죠. 저런 정도 가지고 스토킹하는 사람들하고 야합해서 이런 식으로 국무위원을 모욕하는 것에 의해서 자괴감 느낀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김 의원에게 ‘저 술 못 마시는 건 아는가’라고 묻자 김 의원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제가 저기 가서 술을 먹었다는 이야기에요? 저 자리에 있었다는 이야기입니까’라며 ‘저는 술자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꼭 가야 되는 자리도 안 가고 회식 자리도 안 간다. 일부로 회식 자리도 안 간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제가 있었다는 이거는 굉장히 저를 모함하시는 말씀을 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거기에 대해 있었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저는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겨레 출신만 그런 게 아니다. 조선일보 사설(10.28), 〈KBS에 가짜 정보 줘 ‘한동훈 오보’ 만든 친문 검사〉, “2020년 7월 KBS가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장관)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유시민씨 관련 의혹 제기를 공모하는 대화가 있다’는 오보(誤報)를 냈다가 정정하고 사과한 일이 있었다. 이 오보 경위가 밝혀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신성식 3차장이 KBS 측에 거짓 정보를 흘린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는 것이다. 신씨는 계속 부인하다 최근 검찰이 KBS 기자의 휴대전화 등에서 확보한 증거를 제시하자 2년 만에 혐의를 시인했다고 한다. 검사라고 하기조차 민망하다. 이 사건은 MBC가 먼저 보도한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된 것이다.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과 손잡고 금융 사기로 기소된 사람에게 ‘유시민씨 비위를 진술하라’고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여권과 친여 언론단체는 이를 ‘검언 유착’으로 몰았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했고 문재인 대통령 대학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수사를 맡겼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애초부터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한 검사장은 기소도 못했고, 채널A 기자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문재인 키드가 도처에 늘렸다. 상황적 종합판단이 아니라, 자신의 뇌에 다른 사람을 끼워넣는다. 대화가 실종된 사회이다. 2020년 1월 20일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어난 현상이다. 중앙일보 서정민 문화선임기자(10.29), 〈‘말 대신 문자’ MZ 세대〉, ”얼마 전 일이다. 한 출판사의 협조를 얻을 게 있어 전화를 걸었더니 젊은 목소리의 편집 담당자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하시는 내용을 e메일로 보내주세요.” “그렇게 어려운 질문 아니고요, 왜 이런 책을 기획하게 됐는지 짧게 듣고 싶어서요.” 취재할 게 산더미인데 언제 e메일 써서 보내고 또 답을 기다리나. 통화한 김에 말로 몇 마디 주고받으면 될 일을 몇 시간씩 기다리기 싫었다. 사실 질문과 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질문이 가지를 치면 취재내용은 훨씬 풍부해진다. “제가 지금 마감이 막바지라 좀 급해서요.” “그럼, 지금 질문을 불러주세요. 제가 그걸 받아 적고, 거기 맞춰 e메일로 답 드릴게요.” 강적이다! 결국 나는 원하는 질문을 전화기에 얘기했고, 그는 하루 뒤 e메일로 답을 보내왔다.“

동아일보 이소연 기자(10.29), 〈머리 쓰는 것으로는 부족… 뇌 바깥에서 사고하라〉, ”(『익스텐드 마임드』, 애니 퍼피 몰 지음∙이정미 옮김, “저자는 ‘난제를 만나면 동료와 토론하라’고 조언한다(윗쪽 사진).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할 논거를 마련하는 ‘책임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더 이상 ‘머리를 쓰라’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안타깝게도 현실이 그렇다. 뇌는 더 이상 진화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에서 국민의 평균 지능지수(아이큐)를 검사한 결과 정체됐거나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뇌라는 신체 기관에서 더 많은 지능을 뽑아내려는 노력은 신경생물학의 엄격한 한계에 부딪혔다.”...마지막 비법은 “치열하게 논쟁하라”이다. 2019년 미 국립과학원 회보에는 4년 동안 과학 분야를 연구한 대학원생 수백 명의 지적 발전 정도를 추적한 논문이 실렸다. 논문의 결론은 예상과는 한참 빗나갔다. 대학원생의 지적 능력은 지도 교수의 가르침 때문에 향상된 게 아니었다. 연구실에서 동료들과 나눈 논쟁적인 대화가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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