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법대로’, 그것 잃으니 가치까지 상실했다.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문재인 청와대에게 퍼붓는 비난 중에 가장 뼈아픈 비난은 ‘인권변호사 맞아’이다. 실제 그는 코로나19 대처나, NLL 공무원 피살 사건 그리고 탈북 난민 다루는 일에 있어 그의 사전에는 인권이 없었다. 그는 인권에 정치 공학적으로 접근했다. 같은 주문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출신이다. 검사 출신답게 ‘법의식’을 갖고 있는가에 방점이 간다. 그게 아니면 시민들은 그의 가치에 의심을 한다.

외국인들은 하나 더 요구한다. NATO 정상회의, 동맹 외교에서 가치라는 말이 무성했다. 인권,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방점이 간다. 그 가치는 검사 출신답게 엄격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어울러져 몸에 배여 있어야 한다. 언어가 자유롭지 않는 상황에서 그 품격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

동아일보 2022.07.2), 〈횡설수설-의전 실수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 기간에 불거진 외교 결례와 의전 실수 논란이 시끄럽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눈길을 마주치지 못한 채 이른바 ‘노룩 악수’를 당했다. 나토 공식 홈페이지에는 윤 대통령이 눈을 감은 사진이 게재됐고,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은 30분 지연되다가 결국 당일 열리지 못했다. 만찬장 입장 시 윤 대통령 부부는 남성의 오른쪽에 여성이 선 다른 정상 부부들과 정반대로 섰다. “의전팀은 뭐 하고 있느냐”는 말이 나왔다. ▷아무리 작은 행사도 단체사진을 올릴 때는 참석자들의 표정을 꼼꼼히 살펴서 가장 좋은 한 장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주요 국제회의의 공식 웹사이트에 한국 정상만 눈을 감은 사진이 올라가 국내 언론까지 퍼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노룩 악수’의 경우 원인 제공은 바이든 대통령이 했지만, 윤 대통령이 인사를 건네는 식으로 매끄럽게 대응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SNS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의전 실수 모음’ 콘텐츠가 돌아다닌다. 누리꾼들은 “중세시대 기사가 왼쪽에 칼을 차고 여성은 오른쪽에 서는 유럽의 에티켓을 몰랐느냐”며 윤 대통령 내외의 위치 같은 미세한 부분까지 문제 삼고 있다. ▷대통령실은 “작은 행정상의 미스”라고 했다. ‘찰나의 사진’으로 전체를 판단하지 말라고도 했다. 다소 억울하다는 뉘앙스다. 회의 일정이 밀린 것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확정짓는 협상이 길어진 탓이니 의전팀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온정적인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야당은 윤 대통령의 귀국 비행기가 땅에 닿기도 전부터 “의전 실패”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행사보다 못한 의전”이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가치를 정치 공학적으로 보면, 허용이 될지 모르나, 가치는 문화적 요인이다. 모든 행동의 총합이라는 소리이다. 국내 문제도 그렇다. 문재인 청와대는 기업을 한 없이 낮추어 봤다. 서구에서는 갖고 있지 않는 문화이다. 인권,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가치문화 때문이다. 매일경제신문 오찬종 기자(07.02), 〈큰손 퀄컴, 대만 버리고 다시 삼성에 줄선 이유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의 큰손 고객인 퀄컴이 대만 TSMC 대신 한국 삼성전자의 손을 다시 잡았습니다.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인 3나노 공법의 초도 물량 고객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절대 강자 TSMC의 물량을 다시 삼성이 가져오게 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차세대 모바일용 칩셋 위탁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3나노 공정 적용을 협의 중입니다. 당초 이 물량은 전량 TSMC가 가져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시장 예상보다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변수가 생겼습니다. 삼성전자가 퀄컴 신제품 수주에 성공한다면 일명 GOS(Game Optimizing Service) 사태로 잃어버렸던 명예를 어느 정도 다시 회복하는 셈이 됩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초 삼성전자가 독점 생산한 8 Gen1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발열 현상이 심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삼성이 GOS 프로그램으로 스마트폰 성능을 강제 약화시키며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퀄컴은 즉시 보완 후속작을 내놨는데 이 제품의 생산은 대만 TSMC에 맡겼습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퀄컴이 삼성 파운드리에 능력을 의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반전을 다시 만들어낸 것은 시장에서 가장 먼저 30일 3나노 양산을 발표하며 이뤄졌습니다. 삼성전자가 도입한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받습니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TSMC도 이전 기술인 핀펫을 이용한 3나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4개면을 모두 스위치(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습니다.”

서구인들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익숙한 실리와 매너를 따진다. 교환에 익숙한 사람들의 매너이다. 국내 검사 출신 및 공직자들이 적응하기 힘든 문화이다. 동아일보 김용석 산업1부장(07.02), 〈기업을 낮춰보는 문화에선 규제혁신 요원하다〉, 문재인 청와대와 더불어 권위주의, 정치공학에 능숙한 윤석열 검사 출신 아닌가? ...“기업에 대한 요구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도 여전하다. 지난달 28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영자총협회 간담회에서 기업들에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발언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한 기업인은 “말이 나오는 순간 ‘이건 문제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일부 대기업이나 IT기업의 과도한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까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만 말했어도 충분했을 텐데 선을 넘었다”고 했다. 다른 기업인은 “툭하면 기업에 채용이나 투자 관련 숙제를 내는 것처럼 기업에 요구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평소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선 단순히 임금 인상을 막을 일이 아니라 직무급·성과급으로의 전환, 임금피크제 안착 등 전반적인 임금 유연화 개혁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제도 개선에 나서지 않고 대증 처방식 요청으로 노사 간, 세대 간 갈등만 자극한 것은 수술 환자를 앞에 두고 손쉽게 약을 발라 해결하려다가 상처만 덧나게 한 셈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업들을 들러리 세우는 모습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정부가 민간주도 성장을 표방하자 주요 그룹들이 수십, 수백조 원대 투자 및 채용 계획을 줄줄이 발표하는 모습이 개운치 않다는 말이 일부에서 나왔다. 기업들 사이에선 윤석열 대통령 첫 방미 시점에 맞춰 가져갈 투자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솔솔 흘러나온다.“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 사설(07.02), 〈정부의 화물연대 양보 보름 만에 대규모 시위로 응답한 민노총〉, “민노총이 2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경찰이 교통 체증 등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했으나 법원은 집회는 물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시위 행진도 허용했다. 민노총은 6만명을 동원한다고 했다. 2015년 11월 민중 총궐기 대회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민노총은 쇠파이프, 각목, 철제 사다리와 밧줄 등을 사용한 폭력 난동으로 도심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다수의 사상자를 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세 과시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민노총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전체를 부정하며 “중대재해처벌법, 주 52시간제 개정 등 노동 개악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새 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종합부동산세 완화도 반노동 정책이라고 했다. 민노총은 코로나 창궐 당시에도 방역 수칙까지 무시하고 불법 집회를 일삼았다. 촛불 시위대의 주력인 민노총 앞에 문 정부는 저자세로 일관했다....이번 세 과시는 윤 정부도 민노총의 불법 시위와 파업, 조폭식 횡포와 갑질에 눈을 감으라는 것이다. 정권 교체 후 기업 현장에서 민노총의 횡포는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공권력이 작동하지 않는 현실은 그대로다. 민노총 소속 전국금속노조는 두 달째 현대제철 사장실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철회 이후에도 하이트진로의 차주들은 운송에 복귀하지 않고 대체 배송 차량의 진출입을 방해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폭염 대책을 요구하면서 일주일째 쿠팡 본사 로비를 점거하고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이 움직이지 않으니 직원들이 나서서 막다가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기업 현장에선 “정부가 바뀌어도 달라진 게 없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검사출신의 엄격함과 기업가들이 갖고 있는 부드러움이 있는가? 그게 NATO 정상회의 의전에서 나타났다. 이젠 ‘법 대로’까지 의심을 하게 된다. 정치공학이 깊숙이 스며들었다. 동아일보 홍수영 정치부 차장(07. 02), 〈尹의 ‘법대로’ 발언에 또 한 번 놓쳐버린 기회〉, “尹의 ‘법대로’, 그것 잃으니 가치까지 상실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박을 발견할 때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흠으로 꼽히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강박 말이다. 윤 대통령 주변에서 입버릇처럼 하는 말도 “우리는 그렇게 안 한다”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까지 거론한 “법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가 지난달 총 12차례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법, 원칙, 법치주의를 입에 올리지 않은 날은 세 번뿐이다. ‘정치인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가 개혁을 명분 삼아 절차와 규범에 아랑곳하지 않고 폭주한 결과로 탄생했다. 그렇기에 윤 대통령의 법치(法治) 강박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달 7일 윤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과격 시위에 대한 질문에 ‘법대로’를 외쳤을 때는 뜨악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시위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당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설사 오보라고 해도 대통령실이 굳이 부인하지도 않겠거니 생각했다. 문 전 대통령 일가와 주민들이 겪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일종의 ‘착한 거짓말’로 쓰일 수 있겠다는 짐작에서였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대통령 참모들은 “(그런 발언은) 들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예 법에 따른 자유를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마음에 없는 말로 ‘쇼하는 사람’은 못 됐다. 안타까운 일은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극렬 행위에 경종을 울릴 기회를 또다시 날린 점이다. 2017년 문 전 대통령이 ‘양념’ 발언으로 ‘문자폭탄’을 보내는 강성 지지층에 잘못된 메시지를 줬듯, 윤 대통령의 ‘법대로’ 발언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욕설 시위를 당당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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