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백년대계, 반년도 못 갔다.”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정책결정과정에서 혼선이 있어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낙마했다. 선발과정 등 많은 문제점이 노촐되었으나, 사회구조적으로 보면 ‘만 5세 초등 입학 추진’이 반드시 나쁜지를 인구통계학적, 성장과정의 적합성, 삶의 행복 등 장기적 안목에서 봐서 결정할 사안이다. 물론 졸속처리는 금물이다.

대학졸업자가 넘친다. 취업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대학, 군, 취업 준비를 끝내면 30살이 훌쩍 넘는다. 그간 고통으로 자살률도 만만한 숫치가 아니다. 물론 인구감소로 이어진다. 신촌에 연세대 1〜2학년 학생이 인천 국제캠퍼스로 빠지니, 상인들이 울상이다. 대학마다 먹자 골목 하나씩 차고 있다. 그 만큼 건달 문화, 객기인생이 많다는 소리가 된다.

일찍 적성을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집에서 요즘 부모들이 조기교육을 시키고, 영양이 좋아서 '만 5세 취학‘ 나쁘지 않다. 설령 부모의 입장에서 공교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6, 7세 때 학교에 보낼 수도 있다.

지금 학교는 조기교육 받아온 아이들을 원숭이 취급하고, 왕따를 시킨다. 이건 문제가 있다. 특히 ‘만 5세 취학’에 적합한 직업군은 기능분야이다. 지금 산업재해 피해자가 OECD 수준에서 톱 위치를 점한다. 기능은 빨리 습득할수록 좋다. 대학을 나와 기능직에 가는 것은 금물이다. 더욱이 지금은 ‘양자컴퓨터 시대’이다. 그 빠르기는 엄청나다. 기능을 빨리 익히는 것이 직업선택에 나쁘지 않다.

동아일보 김현수 뉴욕 특파원(2022. 8.9), 〈미국에서 만 5세가 초등학교에 가는 이유〉, 윤석열 정부 흔들기 위해 민주당식 반대는 문제가 있다. “미국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친구 엄마 A 씨. 워킹맘인 A 씨는 줄곧 “만 3세인 둘째가 하루빨리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미 초등학교 과정은 대체로 만 5세인 킨더가든(킨더) 학년에서 시작한다. 이유를 물으니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오후 6시에 남매를 한 번에 픽업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하냐”며 “뭣보다 비싼 프리스쿨 비용을 아끼고 공짜 공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만 3, 4세가 다니는 프리스쿨 비용은 기관별,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지만 A 씨는 “월 1500달러 정도 든다”고 했다.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오후 3시 40분 하교, 방과 후는 6시까지 운영된다. 킨더는 한국식으로 따지자면 유치부지만 초등학교의 엄연한 학년으로 존재한다. 그렇다고 우리 교육부가 발표해 장관 사퇴까지 부른 ‘1학년 입학 연령 하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킨더는 아이들이 단체생활 규율을 익히고 학습 첫걸음을 떼도록 돕는 만 5세 프로그램이다. 한 반에 20명 안팎으로 담임과 보조 교사, 두 명이 배치된다. 수업 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단추를 혼자 잠그지 못할 때, 물통을 열지 못할 때 선생님들이 도와준다. 미국에서도 입학 연령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만 6세부터 시작한 아이들이 훗날 자기통제 능력이 더 높았다는 연구도 있고, 만 5세부터 시작해야 교육 격차가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주마다 의무교육 연령이 제각각이다. 버지니아주는 만 5세,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는 만 6세다. 만 6세 의무교육을 선택한 주는 주정부가 만 5세 공교육을 보장해주되 부모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다...한국에서 미취학 유아를 둔 부모에게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은 공포에 가깝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돌봄 공백 공포’다. 유치원은 오후 서너 시에 끝나지만 초등학교는 오후 1시 전에 끝난다. 방과 후 수업이 있긴 하지만 한 지인은 “방과 후 수업 신청이 BTS 콘서트 티켓 ‘클릭 전쟁’보다 더 어렵다”고 푸념했다. 모든 학부모에게는 ‘선행학습 공포’다. 한글은 학교에서 배우라면서 수학 서술형 문제는 어떻게 풀라는 것인지. 유치원에서 곧바로 초등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할는지. 골머리를 앓다 결국 많은 워킹맘이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회사를 그만둔다.“

한국경제신문 강진규·곽용희·안대규 기자(08.09), 〈외국인력 1만6000명 긴급수혈〉, 산업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소재, 부품, 장비 그리고 뿌리산업이 무너지면 산업이 성할 이육가 없다. 백수 타령할 것이 아니라는 소리이다. “정부가 8일 외국인력 도입 확대를 골자로 한 ‘구인난 해소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입국하고 있는 모습. /뉴스1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약 1만6000명의 추가 입국을 연내 추진한다. 비자 발급을 확대해 조선업 뿌리산업 등 제조업에 외국 인력을 집중 투입한다. 최근 기업들이 ‘불법체류자도 없다’며 구인난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자 마련한 긴급 처방이다....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달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어 비전문인력(E-9) 비자 쿼터를 확대하고, 일부 조선업 전문인력의 쿼터를 폐지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산업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가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뿌리산업 등 제조업에 배정한 비전문 외국 인력 쿼터는 기존 1만480명에서 1만6480명으로 6000명 늘린다. 농·축산업 비전문 외국 인력은 600명 늘어난 2224명으로 쿼터가 확대된다. 인력 지원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으로 위기에 몰린 조선업에 집중된다. 6000명의 신규 제조업 비전문인력 쿼터를 배정할 때 조선업에 가점을 부여해 우선 배정하고, 용접공 도장공 등의 쿼터를 폐지해 다음달부터 최대 9000명의 전문인력을 연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인구측면에서 봐도 그렇다. 문화일보 석동현 변호사, 前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08.02), 〈인구 비상사태와 이민청 필요성〉, “최근 통계청의 2021년 인구주택 총조사결과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거주하는 총인구(외국인까지 포함)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1일 기준 총 인구가 5173만8000명으로, 재작년 같은 시기보다 9만1000명(0.2%)이 준 것이다. 신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자연감소 요인에 더해 코로나 여파로 체류 외국인 숫자가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러 변수를 종합할 때 이런 추세는 시작일 뿐이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더 심각한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고령화 진행과 세계 최저의 출산율로,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년 새 42만 명 늘어난 반면, 이들을 부양할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34만 명이나 줄었다.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738만 명에서 2050년 2419만 명으로 35.3%나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특히, 주요생산연령인구(25∼49세)의 총인구 내 비중은 2020년 36.8%에서 2050년 23.1%까지 쪼그라든다. 인구절벽과 고령화가 계속되면 성장 엔진은 꺼지고 경제는 둔화하며, 노인 부양과 복지에 들어가는 사회보장비용은 기하급수로 늘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출산을 늘리는 방법이 최우선이지만, 현재는 백약이 무효다. 최근 15년간 약 380조 원이나 투입된 출산율 향상 정책은 뒷걸음질만 쳐 왔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은 계속 떨어져 작년에는 세계 최저 수준인 0.81명까지 내려갔다.”

임금 체계도 그렇다. 우리의 국부 80%가 외국에서 온다. 그 공급망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많은 급여를 부여해야 한다. 그런데 봉급은 사, 농, 공상 순위이다. 동아일보 김재형 산업1부 기자(08.09), 〈조선업 근로자 61% 사내하청(파견·용역·사내도급)..고용 경직성이 분쟁 키워〉, 공급망 생태계에서 돈을 벌여들이는 곳과 봉급체계와 다르다는 소리이다. 사회불만이 쌓일 수 있는 구조이다.

조선일보 사설(08.09), 〈국민은 고금리 고생인데 연봉 1억 은행원들 ‘돈 더 달라’ 파업 위협〉, 은행근무하면서 삶의 행복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파이는 독점한다. “시중은행 노조들이 속한 금융 노조가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 근무를 요구하며 19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찬성이 많으면 내달 16일부터 총파업을 하겠다고 한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550만원에 달했다. 은행들은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한다는 이유로 작년 7월 이후 영업시간을 하루 1시간 단축해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데, 이젠 아예 근무시간을 주 4시간 더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금은 더 올려달라고 한다. 은행들은 ‘미친 집값’과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 모아 빚내 투자)에 편승해 가계 대출을 대폭 늘리면서 큰돈을 벌었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은 예금·대출 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만 34조원 넘게 벌어들였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다.”

이런 장기적 프로젝트를 해야 할 일들이 정치권, 교육계 난동으로 박순애 교육부 장관만 희생양이 되었다. 중앙일보 홍지유 기자(08.09), 〈김인철 낙마, 박순애 사퇴…교육백년대계, 반년도 못 갔다〉, 건달문화 언제 탈피할 수 있을지..“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34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학제 개편안 혼선 등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성 인사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달여 만에 뒤늦게 임명된 박 부총리가 조기 낙마하면서 교육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학제 개편은 사실상 백지화되고, 주요 교육 정책 추진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박 부총리는 8일 오후 서울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공식화했다. 지난달 5일 인사청문회 없이 취임한 지 34일 만이다. 이로써 박 부총리는 역대 다섯 번째로 ‘단명’한 교육부 장관이 됐다. 박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어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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