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물가물한 균형감각과 책임의식.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윤석열 대통령의 열정은 대단하다. ‘지성주의는 반드시 잡겠다고 취임사에서 공언했다. 그리고 국가·민족의 개념을 제외시키고, 개인의 자유뿐만 아니라,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벌써 당선이 된지 5개월이 가까워 가지만, ‘지성주의는 기승을 부리고, ‘2 광우병 사태까지 점치고 있다. 개방과 소통은 갈수록 난망이다. 균형감각과 책임의식이 결하니, 가치 공유 시민의 줄고, 품격과 국격에 문제가 생긴다.

언론은 문재인 청와대와는 달리, 달라진 모습을 많이 언급된다. 하지만 언론의 감시기능은 여전히 난항이다. 물론 언론도 계속 중요 사건을 덮고, ‘발표저널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가치를 담은 항상성을 결한 것이다. ‘조진다로만 사회가 개선되고, 환경의 감시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언론관계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균형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게 된다.

언론은 그날그날 주요 아젠다를 세팅해주고, 정부를 감시하는 것 외에 제도 안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한다. 이로 인해 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그 기능이 감시기능과 함께 할 때 더욱 균형감각책임의식이 돋보인다.

물론 환경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고, 나팔수 기능만 강요한 문재인 청와대와는 결이 다르다. 그렇더라도 책임의식, 균형감각이 풍성한 선진사회의 모습은 아니다. 여기서 균형감각은 고도의 사회적 연계가 활성화 될 때 일어난다.

갤럽이 지난달 26283일 동안 전국 남녀 18세 이상 1천 명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이 28.9%의 지지를 받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이런 지지율로는 추진동력에 난항을 겪게 된다. 그 지지도 6070세대를 제외하고, 살얼음판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7294·15 부정선거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왔다. 삼권분립 상황에서 법원 결정이 대통령 책임질 일이 아니지만 그 결과는 대통령이 무한 책임을 진다. 더욱이 결과가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공병호TV는 지난 28일 자체 조사를 내 놓았다. 97% 응답자가 오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특별2(대법관 천대엽·조재연·이동원)는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제기한 2020 4·15 국회의원 선거 무효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선거무효 사실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사실의 행위주체가 선거관리위원회인지 아니면 제3자인지가 구분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변론종결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부정선거의 주체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성명불상의 특정인이라고만 주장하였다고 썼다.(조정진, SkyeDaily, 81).

문재인 청와대 시절에 종북 근성에는 열정만 있었지, 언론에게 환경감시를 허용하지 않았다. 당시 조중동 언론은 4·15 부정선거에 거의 취재를 외면했다. 물론 단발적으로 게재하기는 했다. 그러나 언론은 부정이 있으면, 몇 달까지도 물고 늘어지면서, 부정을 밝혀야 한다. 그게 언론이 사회에 대한 무한 책임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언론이 자기 역할을 방기하면서, 정부만 나무랄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는 언론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쓴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형사사건 공보 규정을 개정하고 언론의 수사기관에 대한 취재 활동을 대폭 허용했다. 지난 정권은 언론의 취재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꽤 많은 조치나 규정을 양산해냈다. 2018년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남북정상회담 가이드라인과 방송통신위원회의정정보도 관련 보도기준이 만들어졌다. 당시 김진태 의원은 “‘남북 군사합의서로 국방을 해체하고 항복문서에 서명했다.”라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는 언론을 확실히 속이고, 나팔수 역할만 강요했다. 한편 한동훈 법무장관은 문재인 청와대가 2019121일부터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이 조치에 의하면 검찰이 수사 중인 형사사건에 대해 수사 상황이나 피의 사실 등을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못하게 했고, 기자는 전문공보관을 제외한 검사나 수사관을 개별적으로 만나지 못한다.”라고 규정했다.

그에 비해 윤석열 정부는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즉석 문답에까지 한발 나아갔다. 물론 열정에 둘러싸인 포퓰리즘은 정교한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처음 40여 일간 17차례 기자들과 출근길 즉석 문답(도어스테핑)을 했다. 전임자가 5년간 11차례 기자회견을 하면서 시나리오·질문지·편집이 없는 3() 회견을 했다. 청와대란 구중궁궐에서 나와 용산 대통령 시대를 연 취지를 잘 살렸다. 국민과 소통하고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그간 70여 건의 질문이 있었다(중앙일보, 사설, 620).

열정이 심해 오히려 역효과도 나고 있다. 도어스테핑 때마다 쏟아지는 거칠고, 공감능력 떨어지는 언사를 보면 사람 좋은 석열이 형이미지로 당선된 사람이 맞나 싶다. 내각 인사 참사 질문에 전 정권은 잘했냐고 되묻고, 지지율 하락엔 그 원인을 알면 어느 정부나 잘했겠죠.’라고 했다. 특유의 손가락질까지 곁들이면 꼭 국민들과 싸우려는 사람 같다(김지현, 동아일보, 726). 물론 정치인이나, 언론이나 열정만을 갖고 고도의 산업사회를 끌고 갈 수 없다. 정부의 가물가물한 균형감각과 책임의식이 표출된다.

윤석열 정부에 간곡하게 바랐던 것은 책임의식이었다. ‘지성주의도 결국은 책임의식이 없는데서 일어난 일이다. ‘지성주의의 잘 못을 과거를 확실히 단죄하고, 그 위에 새로운 가치와 사회개혁을 시도하는 것이다. 책임의식에 근거한 정치가 아니니, 사회가 이렇게 소란스러운 것이 아닌가?(천지일보,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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