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대한민국의 ‘세계화’된 시민입니까?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헌법정신은 ‘열린 민족주의’이다. 세계를 향해 열린 마음을 갖고, 여기서 민족주의는 애국심이다. 헌법전문에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이라고 규정한다. 국민 각자는 그 헌법 정신 대로 살아가는가를 점검하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칸트는 공화주의 핵심을 자유, 평등, 법으로 정했다. 법은 제도적 생활을 말한다. 그리고 평등은 제도적 생활에서 보장토록 한다. 약자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하는 것이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향년 94로 2022년 10월 4일 별세했다. 조선일보 만물상 선우정 논설위원(202210.6), 〈자유인 김동길〉, 그는 열린 마음을 가진 애국자이다. ”김동길 교수는 서양문화사 강의를 연세대 강의실이 아니라 강당에서 했다. 2000명이 넘는 수강생을 수용할 강의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석부가 77쪽에 달했다. 출석 체크가 불가능했다. 그래도 결석자는 적었다. 청강생이 더 많이 들어와 강당 정원을 초과할 때가 많았다. 그의 강의는 힘이 있었고 유머가 넘쳤다. 김 교수를 흉내 낸 최병서의 개그보다 그의 강의가 더 웃겼다. 엄청난 인기였다.▶글과 말에서 동시에 달인은 드물다. 김 교수는 드문 사람이었다. 타고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20여 년 동안 매일 아침 6시 미국 한인 방송을 통해 강연을 했다. 방송국 사정 때문에 갑자기 결방 소식을 들은 날에도 마이크 앞에서 그냥 강연했다고 한다. 글도 200자 원고지 석 장씩 매일 썼다. 김 교수는 “혼수상태가 될 때까지 글을 쓰겠다”고 했다. 실제로 병석에 들기 직전인 지난 설날까지 글을 올렸다...▶손윗누이인 고 김옥길 선생처럼 그도 사람을 좋아했다. 대문을 열어 놓고 살았고 종종 자택에서 냉면 모임을 했다. 많은 식객이 신세를 졌다. 그 가운데 부하까지 몰고 와 냉면을 가장 많이 먹고 간 사람은 5공 때 김 교수를 핍박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 50여 명이 100그릇 넘게 먹고 빈대떡까지 싸갔다고 한다. 노년엔 여든 넘은 지인들과 함께 100세 클럽을 만들었다. 멤버였던 백선엽 장군과 김병기 화백이 백 살을 넘기고 세상을 떴다. 김형석 교수와 김창묵 선생은 여전히 건재하다.▶11년 전 생일, 김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의료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내가 죽으면 장례식, 추모식은 일체 생략하고 내 시신은 의과 대학생들의 교육에 쓰여지기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누가 뭐래도 이 결심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도장까지 찍었다. 그는 일생 자유민주주의를 전파하면서 살았다. 가는 길도 자유인이었다.“

국가가 위기에 빠진다. SkyeDaily 김학형 기자(10.07), 〈외환보유액 한 달 새 197억달러 급감〉, 동 신문 사설, 〈‘한국수출 20.8% 반도체 산업 美리스크로 위기’〉, 양준규 기자, 〈OPEC+ 역대급 감산..국제유가 출렁〉이라고 했다.

국회는 어떤가? 국회는 헌법 정신도 모르고 법을 만든다. 문화일보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10.06), 〈타다금지법, 노란봉투법…입법 참사〉, 국회는 기술 혐오증, 자본가 혐오증에 걸려있다. 그게 닫친 민족주의, 종족적 민족주의 정신이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자의 폭력 행사를 두둔하는 행위이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도 할 기세이다. ”‘콜택시 영업’ 논란이 일었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의 전·현직 경영진이 2019년 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됐었지만, 지난주 제2심 서울고법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통신 기술을 접목한 모빌리티 혁신은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승차 공유는 경제 체제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진통을 겪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수용되고 있다. 이 물결을 막는다 해도 일시적일 뿐,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이를 막는다는 것은, 기계가 일자리를 파괴한다면서 기계를 때려 부순 19세기 초 영국 러다이트운동처럼 부질없다.“

‘검수완박법’은 보편성이 없는, 특정인들을 보호하는 법이다. 그게 정파적인 기구인 헌법재판소에 가서 난항을 겪고 있다. 그 국회에, 그 헌법재판소이다. 그런 기구가 필요한가? 그게 무슨 법이고, 평등을 유지할지 어렵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독립정신』에서 “마음을 바로잡지 못하고야 무슨 일을 다시 의론하리요. 사람의 마음인 즉 세상 법률로써 바로 잡지 못할 것이요. 다만 교화로써 바로 잡을 지니 이는 세상법률이 다만 사람의 육신으로 행하여 드러난 죄악만 다스릴 뿐이오.”라고 했다(이승만, 1998, 457,∼7쪽)

감투병에 걸린 정치인도 즐비하다. 동아일보 권구용 기자(10.07), 〈‘30대 당 대표’ 16개월만에 최대 정치적 위기…이준석 “앞으로 외롭고 고독하게 갈 길 갈 것”〉,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사진)에 대해 추가 징계 처분을 내린 건 6일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친윤(친윤석열) 진영 일각에서는 제명 등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윤리위는 당원권 정지 기간을 1년 추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윤리위는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6일 밤 12시경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1년 정지의 추가 징계를 결정했다. 지난달 18일 긴급회의를 열고 ‘양두구육’ ‘신군부’ 등의 발언을 한 이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한 지 18일 만이다. 7월 당원권 6개월 정지에 더해 당원권 정지 기간이 더 길어진 것.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8월 새 비대위 구성이 당론으로 결정됐다”며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당론에 반하여 당헌 개정과 새 비대위 구성을 저지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윤리위는 ‘양두구육’, ‘신군부’ 등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당 소속 의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욕적, 비난적 표현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열린 민족주의는 국제 공법을 존중한다. 그게 자연법 사상이다. 스토아학파의 자연법사상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 본질로 정념과 격정을 대항해서 자유롭기 위해서. 혹은 이성적인 세계의 질서에 합치하기 위하여, 인간은 부동심(,不動心, apatie=a는 무, pathos는 번뇌)이 필요하다(최재희, 1967, 71쪽). 이는 인간의 저돌적 정념을 극복하고, 이성적 힘의 자족(autarkeia)를 얻을 때 가능하다. 현 상황은 개인의 마음을 다스려 자연의 질서, 이성의 질서에 맡기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여야 정치인에게 애국심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동아일보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10.07), 〈여야 짠 것처럼..‘연금개혁 입닫은 국감〉, 국세, 국민연금 펑펑 쓰다 이젠 뒷감강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 국회가 부패해있으니, 공공직 종사자도 흐린 물이다. 동아일보 사설(10.07), 〈’산업간첩‘ 소방망이 처벌에 中 으로 줄줄 새는 핵심기술〉. 동아일보 김형민 기자(10.07), 〈자율 주행 기술 빼돌려도 집유..’기술유출 판결‘ 실형 10%뿐〉, 동아일보 고도예·명민준 기자(10.07), 〈’금-반도체칩 수입대금‘ 속여 9000억 해외송금..은행지점장 개입〉, 문재인 씨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미국이 기술관리에도 구명이 생겼다. 동아일보 사설(10.07), 〈“IRA 열린 협의”… ‘배려’ 속단 말고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 마디로 원칙이 없다는 소리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한국산 전기차 차별)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한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5일 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은 “앞으로 한국 기업을 배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인플레법의 세부 시행 절차 마련을 위한 의견 수렴에 착수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는 언제라도 통화를 할 수 있는 동맹국 정상 간 소통 방식으론 다소 어색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한국 내 ‘외교 참사’ 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치적 노력의 결과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구체적 해법이나 그 모색의 방향성도 제시되지 않은 메시지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도 어렵다. 다만 미국 대통령이 직접 보인 의사 표시인 만큼 향후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정부 안팎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기류가 그간 한국의 문제 제기에 ‘우려를 이해한다’던 수준에서 벗어나 이젠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일보 전성철·글로벌 스탠다드 연구원 회장(10.07), 〈당신은 대한민국의 ‘세계화’된 시민입니까?〉, ”인류는 그동안 소위 ‘제국의 시대’라는 것은 많이 경험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이 ‘세계화 시대’는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는 당신은 그렇다면 지금 ‘세계화’된 사람이신가? 어떤 사람이 ‘세계화된 사람’인가? 유학 갔다 온 사람? 외국 책을 원서로 읽는 사람? 해외 자주 다니는 사람? 아니다. 그분들은 단지 세계와 접촉이 더 많은 사람들일 뿐이다. 우선, ‘세계화 시대’란 어떤 것인가? 한마디로, 그것은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인류의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준 시대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포함한 소위 선진국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이 ‘자유’ ‘평등’, 그리고 ‘풍요’는 모두 세계화 이전의 시대에는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렇다면, 한 나라가 ‘세계화’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다수의 국민이 소위 ‘세계화의 가치’를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00여 년간을 되돌아보면, 그 ‘가치’들을 받아들인 국가는 반드시 번영했다. 그러나 그 가치를 멀리해온 나라는 예외 없이 최하위급의 나라로 전락했다. 북한이 그 대표적인 나라이다. 그 세계화 시대의 가치들을 통칭해서 우리는 ‘글로벌 스탠더드’라 부른다. 글로벌 스탠더드란 한마디로, ‘인류를 행복하게, 또는 풍요하게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효능이 크다고 인정된 가치, 또 제도들’이다. 아주 크게는 ‘민주주의’ 같은 것이지만, 아주 작게는 ‘선착순’ 같은 것도 그 일종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핵심은 ‘가치’이다. ‘가치’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적 가치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네 가지이다. 바로, ‘투명성’ ‘다양성’ ‘시장성’ ‘문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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