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객기(客氣)정치와 기술문화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조맹기 박사 / 前 서강대학교 교수

 

요즘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언론을 독차지 한다. 그들은 이벤트에 능한 위정자로 뽑힐 심산이다. 실제 전문가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검찰에서 있을 때 언론플레이 한 정도 뿐일 터인데... 지금 우리사회의 고질병들을 단답식으로 풀 수 있으면, 이렇게 고통스럽지 않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재용 부회장도 기술, 기술, 기술을 말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는 고도의 기능, 기술, 연구 등이 엮여있지 않고, 각각 돌아간다.

국내 산업문화는 윤 대통령의 부부의 객기 정치와 일맥상통하다. 즉흥적으로 자본을 계산하고, 정책을 세우고, 법을 만든다. 생산력, 즉 기술, 기계 등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기능에 대한 숙고 정신이 요구된다.

尹 대통령의 행보가 586 운동권 세력의 문화가 아닌가? 중앙일보 사설(2022.06.20), 〈‘권력형 침묵’ 끝낸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윤 대통령은 위험한 객기 정치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40여 일간 17차례 기자들과 출근길 즉석 문답(도어스테핑)을 했다. 전임자가 5년간 11차례 기자회견을 하면서 시나리오·질문지·편집이 없는 3무(無) 회견을 했다고 자랑했던 걸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의 변화다. 청와대란 구중궁궐에서 나와 ‘용산 대통령 시대’를 연 취지를 잘 살렸다. 국민과 소통하고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그간 70여 건의 질문이 있었다. 한·미 정상회담이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화물연대 파업 등 일상적 현안뿐 아니라 자질론이 제기된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 검찰 출신의 중용 문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인근 시위뿐 아니라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 논란 등 윤 대통령으로선 부담스러운 내용도 포함됐다. 한마디로 기자들의 질문 형태로 전달된 민심이라고 할 수 있다.“

포퓰리즘에 젖으면 정교한 시스템을 붕괴시킨다. 칼 마르크스는 하부구조를 물질에 두고, 상부구조를 법, 이데올로기 정치제도로 봤다. 그만큼 자본주의 사회가 고도의 산업사회로 갈수록 물질 우선주의가 전 사회를 선도한다. 그 만큼 일자리정책이 중요하게 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관계로 현상을 풀어간다. 즉, 생산양식은 생산력과 생산관계이다(생산양식=생산력+ 생산관계). 생산관계는 자본과 노동의 관계이다. 자본이 중요도를 더해갈수록, 노동의 착취는 심해진다. 그래서 혁명이 일어난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마르크스 때보다 더욱 복잡한 관계는 생산력(기술, 기계)의 비율과 자본과 노동과의 관계이다. 관계는 이들 비율이 조금만 바뀌어도 문화가 바뀐다. 중세사회에는 기술이 곧 기능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산업재해가 많이 나는 것도, 급속한 자본이 중심축을 이루니, 기능을 등한시하면서 일어난다. 교육도 기능을 무시하고, 고도의 기술에만 관심을 두지만 기술의 기본에 문제가 생긴다. 아무리 좋은 연구도 기능과 기술이 받아주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일본인들은 분업이 잘 되어 있어, 전문영역이 잘 확보되어 있다. 그 만큼 기능, 기술, 연구를 잘 엮는다. 더욱이 기술과 자본의 비율은 사회의 성격을 결정한다. 중세의 기능 문화는 고도의 자본주의 문화와는 법, 이데올로기, 제도 등이 전혀 다르다.

문제는 고도의 자본주의 문화로 진입하면서,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그 나라는 곧 세계 공급망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삼성반도체도 따지고 보면 여공들의 기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의 손재주가 한 몫을 차지한 것이다. 지금은 자본으로 장비에 의존하려고 한다. 삼성의 기술은 점점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편 20일 삼성 전자, 반도체 경영진 25명이 7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8시간동안 마라톤 회의를 했다고 한다. 그 논의 내용은 ‘기술 리더십’이라고 한다. 물론 필자가 문제를 삼은 것은 삼성의 특수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안고 있는 문제가 우리나라 전체의 기술문화와 관련이 있다. 기술에 정치 거품이 끼어있는 것이다. 1987년 이후 거친 정치문화가 기술에도 전이되고 있다.

그 직격탄을 공기업이 받고 있다. 매일경제신문 이종혁·이희조·송광섭 기자(06.20), 〈공공기관 18곳 낙제점…수장 물갈이 신호탄〉, 일보다 자리가 중요시되는 공기업문화에서 당장 문제가 생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한국마사회 등 18개 공공기관이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이 중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기관장 해임 건의가 의결됐고 LH 등 3개 기관장은 경고 조치됐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공기업 11곳은 임원들의 성과급을 자율 반납한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 주재로 20일 열린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조치'를 심의·의결했다. 기재부는 지난 2월부터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민간 전문가 109명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감사 평가단을 구성해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57개, 강소형 기관 37곳 등 총 130개 기관의 작년 실적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이 중 63곳(공기업 29곳, 준정부기관 34곳)은 감사 직무수행 실적도 평가했다.”

이런 현상을 예측이나 한 것일까? 헌법 126조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고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고유로 이전하가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

586 운동권 정부가 소유가 아니더라도 기업에 과다하게 간섭을 했다. 문재인 청와대는 자본, 자본가의 혐오증을 줄기차기 주장했다. 연금 사회주의로 기업에 정부가 간섭하기 시작했다. 주 52시간 노동제, 최저임금제, 중대재해처벌법, 노동이사제 등 어느 것 하나 자본과 노동관계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없다. 기업주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능, 기술, 기계 부분만 남아 있다. 이것도 문제이다.

SkyeDaily 사설(06.20), 〈‘청년·민간 고용’ 빠진 장밋빛 취업률의 허상〉, 일자기 정책에서 자본가 혐오증으로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은 3040세대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문화 도입에 앞장선 것은 자본가 노동관계에 집중적 갈등이 일어난 일이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기능한국의 과거의 맥을 완전히 끊어놓은 것이다.

생산력에 기계에 의존하고, 기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 정부가 쌓아놓은 기능한국의 맥을 단절시킨 것이다. 더욱이 기능, 기술, 연구가 따로 돌아갔다. 고도 기술사회에서 갈등이 생긴 것이다. 586 운동권 정치인에 3040세대가 억눌린 형세이다. 세계 공급망 전쟁에서 문제가 생겼다. 국가 부채가 늘어나고, 투자가 줄어들고, 공장은 기계화를 서두러고, 기업은 해외로 빠져 나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모름지기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바탕 위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아니다. ‘청년·민간 고용’이 빠진 장밋빛 고용취업률 통계의 ‘허상’이 마침내 드러났다. 5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가깝게 늘어나면서 15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 폭 대부분은 문재인정부 직접 일자리에 탄력을 받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집계됐다. 경제 중추인 3040세대는 고용 증가 폭이 종합 4만명으로 저조하고, 단시간 근로 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3만5000명 늘어났다. 60세 이상의 경우 전체 취업자 증가 폭 절반에 달하는 45만9000명이 증가한 반면 청년 취업자 증가 폭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만6000명을 기록했다. 특히 30대 일자리 증가 폭이 6000명으로 크게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40대도 마찬가지로 3만6000명 증가에 그쳤다.“

그 현상을 19일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 군이 우리가 망각하고 있는, 현재 한국 산업의 문제점을 제적한 꼴이다. 尹의 객기(客氣)정치와 기술문화가 같이 간다. 그들과 달리, 임 군은 기능을 7살 때부터 발전시켰다고 한다. 기업도 인문계, 실업계 고등학생을 선발해, 기능교육을 착실히 시키고, 평생교육의 개념으로 자리가 아닌, 일에 신명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연구 인력으로까지 갈 수 있게 하고, 대학의 연구인력과 경쟁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06.20), 〈임윤찬, 연주 전날 피아노 교체 승부수… “결선 6명 중 단연 두드러져”〉, 586 운동권 세력의 객기정치는 사회영역에 큰 피해를 줬다. “우승 직후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임윤찬은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 다음날 곧바로 무대에 서는 극한 상황이 계속됐다. 연주할 곡이 너무 많아서 대회 기간에 보통 하루 12시간씩 연습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클리블랜드 청소년 콩쿠르 2위와 2019년 윤이상국제콩쿠르 1위에 오르며 일찍부터 한국 음악계에서 ‘차세대 조성진’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대회 참가 직전 인터뷰에서도 그는 “밥 먹는 시간 빼놓고는 피아노를 친다” “새벽 3시까지도 연습한다”고 말할 만큼 지독한 ‘연습벌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그를 가르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 교수는 “흔히 천재라는 수식어가 윤찬이에게 따라다니지만, 실은 피땀 어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며 “세속적인 결과보다는 오로지 음악 자체의 완성도를 위해서 애쓴다는 점에서도 대견스럽다”고 말했다....피아니스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기교적으로나 음악적으로도 이미 흠잡을 구석이 없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개성과 뚜렷한 주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리 시대에 잘 어울리는 연주자”라고 말했다.“ 〈”신들린 피아노 연주"…지휘자도 울린 '18세 괴물신인' 임윤찬〉이 이런 학생이란다. 대한민국 기업은 이런 신들린 기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 그게 불가능하면 연구도 현실성 없는 추상성에 머물 수밖에 없다. 어디에 중심을 두고, 법을 만들고, 이데올로기, 제도를 형성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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