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가 지난 4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창립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가 지난 4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창립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동데일리 서울=조충열 기자) 언론비평 시민단체인 미디어연대의 황우섭 상임대표는 6년 전 문재인 정권 초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행사에 등장했던, 소위 ‘언론장악 문건’의 관련자들을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오는 8일(화)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소재 대검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 문건 내용과 거의 일치하는 수순으로 해임됐던 고대영 전 KBS 사장과 김장겸 전 KBS 사장은 이날 피해 당사자 자격으로 대검찰청에 공동명의로 고소장을 제출한다.

문재인 정권 언론 장악 피해자 고대영 전 KBS 사장과 김장겸 전 MBC 사장 / 사진=한국NGO신문
문재인 정권 언론 장악 피해자 고대영 전 KBS 사장과 김장겸 전 MBC 사장 / 사진=한국NGO신문

해당 문건과 관련해 그간 언론계나 정치권, 시민단체가 불법성과 당국의 수사 필요성을 지적한 것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시민단체나 피해 당사자가 직접 고발·고소를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1월 여권 성향 이사들이 다수로 역전된 KBS 이사회 의결을 거쳐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됐던 고 전 사장은 지난 6월 29일 대법원에서 해임이 불법으로 무효라는 최종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언론장악 문건’의 실체와 위법성을 인정하고 판결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앞서 2017년 11월 MBC의 최대 주주 겸 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회에서 취임 8개월 만에 해임된 김 전 사장은 현재 법원 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7년 8월 더불어민주당 워크숍에서 배포된 문제의 문건은 이전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KBS·MBC 등 공영방송사 사장과 임원들을 강제로 퇴진시켜 공영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문재인 정권의 세밀한 계획을 담고 있다. 

방송사 내부 좌파 성향 구성원들과 시민단체,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활용해 기존 경영진을 쫓아내고 공영방송사를 장악해야 한다는 내용이 그 골자다. 

민주당은 당시 이 문건이 ‘방송 장악을 위한 로드맵이 아니라 정세보고 수준’이라고 발뺌했지만, 이후 6개월여 만에 일사천리로 실행 완료됐고 우파 성향 간부들에 대한 해임 등 대규모 징계로도 이어졌다.

「법무법인 주원」의 조상규 변호사가 법률대리인인 이번 고발·고소의 대상은 언론장악 문건을 모의·작성·실행하는 데 개입한 성명 미상의 모든 관계자다.

직권남용과 관련해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직권남용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는 고발장에서 “치밀한 계획에 따라 자행된 문재인 정권의 공영언론 장악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라면서 “6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검찰이 피고발인들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해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대검 종합민원실에 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민원실 앞에서 공동 고소인인 고대영 전 KBS 사장, 김장겸 전 MBC 사장, 조상규 법률대리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고소의 취지를 밝힐 예정이다. 

미디어연대는 자유·정의·공정의 기치 아래 대안 미디어 운동을 펼치기 위해 2018년 4월 19일 출범한 언론 분야 시민단체로 올해로 창립 6년째를 맞고 있다.

▲미디어연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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