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존경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위원회의 헌법적 책무를 생각하면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위원님들의 경륜과 지혜, 직원 여러분의 전문성과 열정이 함께 할 것을 믿고, 저 또한 성심을 다한다면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소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위원님과 직원 여러분!
우리 위원회는 1963년 헌법상 독립 기구로 창설된 이래 우리나라 민주정치 발전의 역사와 그 여정을 같이 해왔습니다.
위원회는 매 시기 새롭게 대두되는 도전과 역경을 극복하면서 준법 선거를 정착시켜왔으며, 정당 사무와 정치자금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의 참정권과 알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위원회의 중립성과 전문성에 대한 신뢰에 터 잡아 공직선거뿐 아니라 위탁선거와 당내경선, 주민투표와 주민소환투표의 관리까지 업무 영역도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위원회의 기능과 조직의 면에서도 눈부신 발전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어려운 여건에서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위원님들과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각급 위원회 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지금까지 위원회가 이룬 성과가 놀랍고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
우선 헌법이 위원회에 맡긴 사무의 기본은 공직선거 관리입니다.
중립적이고 공정한 선거 및 투·개표 관리는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가장 기초적인 토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과 중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 엄중한 헌법적 책무를 수행함에 있어 우리에게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무소속이든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고려하는 것이 있을 수 없고, 보수와 진보도 없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모든 구성원은 오로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엄정 중립의 자세로 공정하게 선거관리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불행히도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선거 때마다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개표 결과를 불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비록 일부라 할지라도 위원회로서는 선거관리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고 선거의 준비와 관리의 전 과정에 걸쳐 미비점을 찾아내 개선책을 마련함으로써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선거권자가 선거관리 과정에 참여하여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하고, 선거의 전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제고할 책임이 있습니다.
존경하는 위원님, 직원 여러분!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을 반영하고 급변하는 선거·정치환경에 부합하는 정치관계법 제도의 선진화도 우리가 안고 있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국민이 자유롭고 균등한 기회를 보장받으면서 정치적 기본권을 최대한 향유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 중심의 정당정치를 구현하고 정치자금의 조달과 지출이 투명하고 원활하게 운영되는 제도와 방법도 연구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더불어 선거·정치에서 소외된 여성, 청년, 장애인 등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는 데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법과 제도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 구현을 위해 사회적 약자들도 함께 고려한 효율적인 민주시민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참여의 편의성을 증진하는 정책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가는 헌법의 양성평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책무를 지고, 정책결정 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헌법과 법률의 취지에 따라 양성평등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수평적이고 평등한 조직 문화가 정착·발전할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역량을 믿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힘을 모아 선거관리의 절대 가치인 중립과 공정의 기조를 굳건히 지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열정적으로 일한다면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 발전과 사회통합의 실현이라는 헌법적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과 위원회의 밝은 미래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해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2020. 11. 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노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