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어린이들이 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 인동 강석우(경상북도예절원장)

(제4회) 《우리나라 예절나라》

【예절의 방위(方位)와 상하석의 기준】

 「예절의 방위」

〔예절의 동서남북〕 예절에서 방향을 말하려면 전후좌우(前後左右)라 하지 않고 동서남북이라 한다. 자연의 방위와 관계없이 제일 윗자리(상석)가 북쪽이고 상석의 앞이 남쪽 이 되며, 왼쪽이 동이고 오른쪽이 서쪽이 된다. 따라서 예절의 동서남북은 제일 어른이 계신 상석을 북쪽으로 해서 동서남북을 설정한다.

동양의 예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무릇 모든 집의 제도는 그 집이 어느 쪽을 향하고 등 졌는지를 묻지 않고 그 집의 앞이 남쪽이 되고 뒤가 북쪽이 되고 왼쪽이 동쪽이 되고 오른쪽이 서쪽이 된다. 예절에서는 모두 이와 같이 한다. (凡屋之制 不問何向背 前爲南 後爲北 左爲東 右爲西 以後皆 倣此.)”

〔방위(상석, 북쪽)의 기준〕 제 의례 장소에서는 신위를 모신 곳이 북쪽이고, 혼인예식장에는 주례가 있는 곳이 북쪽이며, 사무실에서는 제일 상급자의 좌석이 있는 곳이 북쪽이고, 교실에서는 선생님이 계신 곳이 북쪽이고, 행사장에서는 단상을 설치한 곳이 북쪽이 되고, 묘지에서는 그 묘지가 어디를 향했던지 북쪽에서 남향한 것으로 보고, 모든 건물(특히 사당)은 어느 쪽을 향했든지 북쪽에서 남향한 것으로 보아 동서남북을 정한다.

〔예절 방위의 특례〕 어떤 자연인을 특정해서 그를 기준으로 말할 때는 ‘누구의 왼쪽’, ‘오른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자연인을 기준으로 말하면 혼동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예: 主人 之左, 主人 之右)  특정 자연인을 기준으로 말하지 않고 그냥 좌우나 전후라 말할 때는 웃어른(尊長), 즉 상석의 좌·우이며 전후를 의미 한다.(左右則 尊長之 左右)

「남좌여우(男左女右)는 남동여서(男東女西)」

〔공수(拱手)할 때의 남좌여우〕 공수한 자세를 취하려고 공수할 때 평상시에 남자는 왼손이 위이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인 것이 대표적인 것이다. 동쪽은 해가 뜨는 곳이니까 양(陽), 즉 남자의 방위이고, 서쪽은 해지는 곳이니까 음(陰), 즉 여자의 방위이다. 그래서 남자는 왼손을 위로해서 양을 나타내고,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해서 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남좌여우란 바로 남자는 동쪽 여자는 서쪽이란 뜻으로 남동여서(南東女西)를 말하는 것이다.

〔의식행사 장소에서의 남좌여우〕 남‧녀가 의식장소에 참석할 경우 위치를 특정기준이 없이 좌우라고 말할 때는 좌는 동쪽을 의미하고 우는 서쪽을 가리키는 것이다. 상좌의 좌측이 동쪽이고 상좌의 우측이 서쪽이다.(家禮 居家雜儀)

부모가 아랫대의 절을 받기위해 북쪽에서 남향해 앉을 때 아버지가 동쪽에 앉고 어머니가 서쪽에 앉으며, 제례를 올릴 때 자손들이 북쪽의 신위를 향해 설 때도 남자 자손이 신위의 좌측인 동쪽에서고 여자 자손이 신위의 우측인 서쪽에 서기 때문에 남좌여우는 남동여서(南東女西)임을 알 수 있다.

「상하석(上下席)의 기준」

〔상하석의 구분〕 

① 산 사람은 동쪽이 상석이고, 죽은 사람은 서쪽이 상석이다. 산 사람은 양계(陽界) 즉 밝은 세상에 있기 때문에 해가 떠서 밝음이 오는 동쪽을 상석으로 하고, 죽은 사람은 음부(陰府) 즉 어두운 세상에 있기 때문에 해가 저서 어둠이 시작되는 서쪽을 상석으로 해서 좌석을 배치한다.  

 ② 중앙과 양단(兩端), 또는 주변(周邊)에서는 중앙이 상석이다. 중앙이 상석이 되는 이유는 북방상천설(北方上天說)에 근거 한다.

 ③ 북쪽과 남쪽은 북쪽이 상석이다. 태양광선은 생명의 원천인바 북쪽에 위치해야 남쪽을 향할 수 있어 태양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이다.

 ④ 높은 곳과 낮은 곳은 높은 곳이 상석이다. 웃어른은 높은 곳에 앉고 아랫사람이 낮은 곳에 위치한다는 것은 우리의 상식이다.

 ⑤ 앞쪽과 뒤쪽은 앞쪽이 상이다. 앞쪽이 목표에 가까우니 당연히 상이 된다.  

 ⑥ 편리와 불편은 편리한 곳이 상이다. 웃어른을 편리한 곳에 모시고 아랫사람이 불편한 위치에 있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⑦ 깊은 안쪽과 얕은 바깥쪽은 깊은 안쪽이 상석이다. 사무실 좌석 배치도 안쪽에 책임자가 출입문을 향해 앉고 바깥 출입문 쪽으로 직원들 좌석이 배치된다.

 ⑧ 안전한 곳과 위험한 곳은 안전한 곳이 상석이다. 웃어른을 안전하고 편하게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공경의 도리이다.  

 ⑨ 상석과 가까운 곳이 상이다. 좌석을 배치함에 있어 최 상위자를 상석에 모시고, 다음차례에 순위자도 위계에 의한 차례에 따라 정할 필요가 있다.   

 ⑩ 남자와 여자는 남자가 상석이 아니고, 상석으로 의제(擬制)한다. 남녀가 좌석에 위치할 때 남자가 상석인 것은 남‧녀의 상하가 있어서가 아니라 양(陽)과 음(陰)으로 해석해야 한다. 전통혼례에서 신랑과 신부가 서는 위치도 남자인 신랑이 동쪽이고 여자인 신부가 서쪽이며, 제례를 올릴 때 남자 자손이 신위좌측인 동쪽에서고 여자 자손이 신 위의 우측인 서쪽에 선다. 남좌여우는 남동여서(南東女西)임을 알 수 있다.

 ⑪ 상하석의 기준이 상충되면 목적에 맞는 기준을 적용한다. 위에 설명한 상‧하석 기준에 맞춰서 위치를 정할 경우 상석의 위치가 다른 기준으로 하석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상하를 따지지 말고 남동여서(南東女西)의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좌석배치(坐席配置)의 실제」

〔전통의식에서의 좌석배치〕  혼인예식에서 신랑은 동쪽에 신부는 서쪽에 선다. 전통혼례 홀기(笏記: 혼인례 식순)에도 서동부서(壻東婦西)로 되어 있다.

〔부모가 자손의 절을 받을 때〕 며느리의 현구고례(폐백)를 받는 시부모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상좌에 앉는데 시아버지(舅)가 동쪽이고, 시어머니(姑)는 서쪽이다(舅東姑西).”라고 현구고례(見舅姑禮)조에 명시 되어 있다. 생신이나 명절에 어른이 자손에게서 헌수를 받는데도 상좌 동쪽에 아버지가 앉고 우측인 서쪽에 어머니가 앉는다.

〔죽은 신위와 묘지시체의 위치〕 산 사람의 위치는 남자는 동쪽이고 여자는 서쪽이지만 죽은 사람의 위패나 묘지에 시체를 매장할 때는 산 사람과 반대로 서쪽에 남자나 어른이 위치하고 동쪽에 여자나 아랫사람이 차례로 위치한다. 산 사람은 양계(陽界)에 살고 있으니 양의방위인 동쪽을 상석으로 하지만, 죽은 사람은 음부(陰府)에 있으니 음의 방위인 서쪽을 상석으로 하는 이서위상(以西爲上)의 석차로 한다.

 윗대 선조를 중앙에 모시고 고조를 서쪽에 모시게 되면 고조가 서쪽이고 선조가 동쪽이 되어 선조보다 상석이 된다. 그래서 고조를 선조의 동쪽에 모시고 증조를 선조의 서쪽에 모시면 선조의 좌우가 모두 채워졌으므로 선조가 중앙이 되어 상석이 되는데 이런 좌석배치를 소목지서(紹穆之序: 공경히 밝혀서 차례를 정한다는 뜻)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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