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수선화' 최도영 저 / 비봉출판사 간행

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2012.05.01 12:06:50)

◇ '붉은 수선화' 최도영 저/비봉출판사 간행

30년 경력의 방송 PD가 방송사의 비리와 연관된 종북 실태를 그린 소설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팩트(사실)와 픽션(허구)이 적당히 섞인 팩션 소설 ‘붉은수선화(비봉출판사)’는 방송가에서 벌어지는 부패와 스캔들, 음모, 사기를 그리고 있어 “소설 형식을 빌려 MBC 내부의 은밀한 이야기를 폭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작가 최도영 씨는 “지금 장기 파업 중인 MBC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는 이전 정권에서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것으로 뿌리가 깊다”며 “이번 기회에 노조는 역대 사장의 비리 의혹과 MBC 내부 문제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작가 최 씨는 지난해 MBC를 떠난 전직 라디오 PD 출신으로 최근까지 공정방송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김재철 사장을 포함해 전직 사장들의 비리 의혹을 끊임없이 수면 위로 들춰낸 인물로 유명하다.

최 씨는 2007년 MBC에서 공정방송노조를 설립해 2009년 노조위원장을 맡으면서 그해 MBC 민영화 여론조시 결과 기자회견, 일산 드림센터 비리의혹 성명 발표 등으로 회사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었다.

최 씨는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방송사에서 근무하면서 수집한 팩트가 대부분으로 여기에 시간과 장소 등 픽션을 덧입혔다”면서 “소설을 읽어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대략 어떤 사건을 말하는 것인지 짐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붉은수선화에 등장하는 KMG 방송사 사장 김한철은 북한의 김정일이 남한 내 종북 세력을 이용해 사장직에 앉힌 인물이다. 김 사장은 김정일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해외지부의 사옥을 매입, 리모델링 과정에서 비자금을 마련해 불법 송금한다.

또한 김한철은 북한에서 개최되는 한민족평양축전을 중계 방송하기 위해 북한으로 가져간 카메라와 위성중계차를 고장이 나서 쓸 수 없는 폐기물이라는 이유를 들어 남겨두고 오게 한다. 방송장비의 전자부품은 핵미사일 부품으로 전용 가능하고 위성중계차의 GPS 기능은 핵미사일 발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어 전략물자 수출제한 품목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소설에선 방송사 사장이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큰 인기 연예인들을 포섭해 정권을 비방하게 하고 종북선전에 동원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김정일이 남한의 기독교가 대남적화 통일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기독교계 인사의 비리를 뒤져 방송으로 폭로하게 하는 공작 과정도 그려지고 있다.

김한철은 인사권을 행사할 때 불법 대북송금을 도운 직원을 중용하거나 노조의 눈치를 보면서 노조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을 요직에 발령 낸다. 또 방송장비 도입 등 이권을 둘러싼 조폭과도 같은 폭력이 일어나고 성폭력에 대한 충격으로 여기자가 자살하는 얘기도 있다.

김한철은 육체적 쾌락과 사리사욕에 빠져들면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북한의 김정일은 이런 약점을 이용해 서서히 그를 심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소개된다.

소설 중에는 김한철이 운전기사에게 자신의 법인카드를 주면서 백화점에서 목걸이와 팔찌 등 각종 귀금속을 사오도록 지시하는 장면이 들어 있다. 또 방송사 사장이 은밀한 일처리를 위해 수시로 호텔을 이용하고, 노조는 사장의 비리를 캔 뒤 이중 일부를 폭로하며 사장과 맞서는 내용도 나온다.

김한철의 비리는 끝내 한국의 수사기관에 의해 공금 횡령과 친북 커넥션으로 꼬리가 잡히게 된다. 그러자 북한 정권이 탈북민으로 위장한 암살자를 보내 김한철을 살해하는 장면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주인공 김한철을 ‘21세기형 빨갱이’라고 표현했다. “소설 붉은수선화는 ‘지금 한국에 빨갱이가 어디 있습니까!’ 라고 말하는 한가한 질문에 대한 좋은 답이 될 것이다. 언론자유라는 간판 뒤에서 거짓과 왜곡, 무례와 증오심을 확산시켜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자들은 간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그는 평했다.

또 진동은 사단법인 우리민족교류협회 회장은 “이 소설은 작가의 경험에 근거해 집필됐다. 만약 이 소설을 읽다가 생각나는 실제의 인물이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인용 및 제공 / 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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