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와 여론조작 - [김영균 교수의 칼럼]

▲ 김영균 대진대 명예교수
▲ 김영균 대진대 명예교수

민주주의와 여론

여론이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신념과 판단을 말하며 국민이 공통적인 중요한 논쟁을 통하여 가지는 어느 정도 일치된 의견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일정한 도시 또는 국가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개별적 태도 또는 신념의 집합이지만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 그 집단의 의견은 괴물같은 사람이나 왕의 의견만큼 독재적일 수도 있다. 여론은 강력한 손으로 대부분의 사람을 지배하며, 집단여론은 각 개인의 행동을 반명하든 안하든 그 사회의 거대한 거울이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사람들의 의견은 외적으로 표현된 외적의견과 국민들의 의식속에 잠재하고 있는 내적여론이 있다. 흔히들 여론이라 하면 사람들의 의견이 외부에 표출된 외적여론을 말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속에 내재된 채 표출되지 않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외부화 할 수 있는 국민들이 품고 있는 욕구, 소원, 신념 또는 태도 등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치과정에서 정부와 정치주체는 항상 여론의 향방을 추적하고 파악하려고 힘쓴다. 여론은 언론의 자유와 밀접한 관계를 이룬다. 정상인 여론형성을 위하여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언론의 자유가 거부되는 한, 여론은 자연스런 성장이 아닌 공장의 제품이 된다. 여론은 순환과 수렴과정을 거쳐 현실정치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 환경을 이룬다. 민주국가에서 여론은 자유로운 여론시장에서 생성, 진화, 재생산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정당을 통하여 국정운영에 반영되고 국정운영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여론이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형성되고 검증되어 정치에 반영되어야 하고, 인위적 조작과 가공에 의하여 정치에 악용될 경우 나라라는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꼴이 된다. 여론의 순환과정의 첫번째 단계가 여론조사이다.

여론조작

민주주의에서 여론은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그 때문에 권력자들은 여론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유도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여론 조작은 그러한 동기에서 출발한다. 여론의 조작이란 특정인이 국민대중을 조작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일반대중은 판단기준을 내면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어진 정보나 상황에 따르기 쉽다. 미국의 급진적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스는 조작(manipulation)이란 숨겨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비인격적인 권력의 행사이며,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인간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명백히 알지 못한 혼미한 상태에서 타인의 의견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대중 또는 그들의 다수가 자의적 결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믿도록 만드는 심리적 착취의 체계를 조작이라고 했다. 이처럼 조작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주의 주장을 포기하고 혼미한 상태에서 그 여론에 따라가게 된다. 그 여론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을 불문하고 여론의 큰 흐름에 추종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의 조작은 대단히 위험하고 나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미디어를 장악하거나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권력 엘리트들은 그것을 통하여 대중에게 조작적 정보를 보내어 여론을 일정의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그들의 현재의 지위를 위협하는 메시지를 유통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메시지를 더욱 조작하려고 한다. 이러한 조작은 역사적으로 전체주의 독재국가로 갔고 인류에 비극적인 결말을 불러왔다. 나치스가 그러했고, 소련공산주의가 그러했다. 김일성의 북한은 지금도 그러한 조작과 날조의 살아있는 증거국가로 남아있다. 전체주의 독재국가의 필수과정이 대중 매체를 통제하여 여론을 조작·통제하고 일당독재와 강력한 경찰국기구를 운영한다.

문재인 정부의 여론조작 의심

선거에서 언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무기로는 선거보도, TV 토론, 정치 광고와 함께 여론조사를 꼽을 수 있다. 독재자들은 이들 매체를 장악하고 싶어하는 유혹은 많이 느낀다. 문재인정부도 예외 없이 방송을 장악하고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는 방송에 대하여는 재갈을 물린다. TV조선과 채널A 종합편성방송채널(종편)을 ‘조건부 재승인’을 하여 쇠갈고리 목줄을 묶었다. 문재인정부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의심스러운 결과를 볼 수가 있다. 주변의 사람들은 문재인정부에 대하여 치를 떠는데 지지율은 여전하다고 사람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도데체 여론조사를 어떻게 하기에 하수구에 쳐박고 싶은 이름에 대한 지지율이 저처럼 높게 나오느냐고 국민들은 의심한다. 사람들은 믿을 수 있어야 믿는다. 누구도 믿지 않는 지지율 조사를 지지율이라고 내놓을 때 사람들의 비웃음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가치 있는 것에 대해 선의의 비판을 받고, 건강한 여론의 형성을 촉진 할 책임이 있다. 여론이 자유롭고 형성되어야 하고, 진실 되게 조사되어야 하며, 훼손되지 않고, 개인의 이익에 의해 연계되고 착취되지 않고, 정부에 의해 지시되지 않고, 계몽되고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대중으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할 때에만 민주주의는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한다. 의심스러운 여론조사를 대하면서 악명높은 나치스의 선전장관으로 인류출현 이래 가장 악랄하고 인간성을 훼손케 한 괴벨스의 여론조사 날조에 관한 명언을 떠올리게 된다. "여론조사라는 것은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지....” 괴벨스의 이 말이 없었어도 문재인 정부는 여론을 날조하는 것 같다는 의심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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