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변, 정교모 등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수처법 공포행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등'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펜앤드마이크 캡쳐화면

안동데일리 서울=조충열 기자) 한변 등은 지난 2020년 1월 14일(화) 오후 2시에 헌법재판소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수처법 공포행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등」을 제기했다. 한변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1.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14일 법률 제16863호로 구랍 30일 국회에서 의결된 「고위공직자수사범죄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수처법)을 공포하였다. 그러나 공수처법은 신속처리안건 지정에서부터 국회 본회의 의결에 이르기까지 문희상 국회의장의 불법 강제 사·보임 허가,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기간 불법 생략, 법적근거 없는 4+1 결합체에 의한 원안내용 일탈한 수정안 상정 등 중대하게 위법한 절차적 하자로 점철되어 있다.

2. 그 법안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가. 공수처는 설치근거도 없이 수사권, 영장 청구권, 기소권 등 권한을 갖는 특별 사정기구로 설립되었으나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아니 하여 권력분립 원리에 반하고,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정치관여를 하거나 전횡을 하여도 견제할 수단이 없는 초헌법적 기관이다.

나. 수사기관의 즉시통보의무(공수처법 제24조 제2항), 수사처 수사관의 자격요건완화(제10조 제1항 제3호), 공수처 요청시 수사기관의 이첩의무(제24조 제1항) 등 규정은 차관급인 공수처장이 헌법상의 최고 수사기관인 검찰총장을 사실상 지휘하게 하고, 위임의 한계나 제한이 없는 수사처규칙(제45조)까지 제정할 수 있게 하여 헌법과 법률의 정합성을 무시하였다.

다. 공수처 검사가 헌법상 영장청구권을 갖는 검사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고, 수사대상에 고위공직자가 퇴직한 경우도 포함시켰으나 퇴직의 범위가 무한정 확대되어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검찰의 일부 기능을 떼어서 고위공직자만 대상으로 한다는 것도 국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고, 검사와 비검사 출신 사이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

3. 문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고(제66조 제2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할 것을 엄숙히 서약하였으므로(제69조) 마땅히 공수처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여(제53조 제2항) 국회에 환부, 재의를 요구했어야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러한 임무를 방기하고, 나아가 위헌적 법률의 성안을 배후에서 조종, 독려하였음을 숨기지 아니하고 7일 국무회의에서 공수처 출범을 속도감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하여 헌법 위반을 조장하고 있다.

4.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들은 초헌법적 무소불위의 사찰기구 아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 추구권(제10조), 평등권(제11조 제1항), 적법절차에 따른 피보호권(검사에 의한 영장청구, 제12조 제3항, 제16조), 자기책임의 원리(친족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처우금지, 제13조 제3항), 직업선택의 자유(제15조), 공무담임권(제25조) 등을 침해당하게 되었다.

5. 공수처법은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차마 어디에 내놓기도 민망한 반인반수(半人半獸)의 괴물로서 그 위헌성이 너무나도 크고 뚜렷하여 긴급하게 공수처법안 공포행위의 효력을 정지하지 아니하면 청구인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은 공수처법의 존재 자체만으로 주권자로서의 당연한 기대와 권리를 침해당하고, 자존심에 대한 상처와 민주 헌정의 위기, 독재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기본권 침해를 입게 되고, 고위공직자의 전반적인 업무 행태를 스스로 옥죄게 하므로 이러한 악법은 대한민국에서 단 하루도 있어서는 안 된다. 독사의 알은 일일 때 깨뜨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에 이 사건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이르게 되었다.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헌법재판관들이 이를 방치한다면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어둠의 시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020. 1. 14.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정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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